2009년 06월 12일
앰프에 대한 고민중
벌써 몇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도 돈은 없으니 출처 불명의, 그것도 예쁘장한 우드무늬의 몸통을 무려 흰색 시트지로 발라버린(!) 인켈 Pro-10이며 역시 출처 불명의 오래된 피셔 리시버 등으로 오디오를 즐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 시트지는 바로 벗겨 버리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잡지도 사보고, 열심히 귀동냥 다니면서 언젠가를 위해 소프트 (CD, LP 수집)에 열을 올렸었죠.
그러나 잠시 몇 년간 일본에 나갔다 온 사이 저의 컬렉션은 완전 박살이 나 있었습니다. 400여장의 LP 중 300장 이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400장 이상이 되던 CD는 없어지다 못해 심지어 일본에 가면서 CD만 빼서 캐리어에 담아가고 남은 100여장의 빈 케이스까지 몽땅 없어지고 달랑 200장 남짓 남았더군요. 그 반대로 케이스는 있는데 내용물이 없어진 것도 몇 장 있었고요. 그 외에 나름 엄선해서 모았던 영화 DVD나 공연실황 DVD는 단 한 장도 안남고 싹 없어졌습니다.
어차피 집안에 있던 것들이니 가져간 사람들은 적어도 저희 집에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고, 또한 제 컬렉션들을 잘 알고 있던 사람들의 소행이겠죠. 짐작가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몇 차례 유도심문과 제 눈으로 확인한 물증에도 오리발들이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재킷이나 이런데 제 이름 써놓았을리도 만무하고요. (종종 중고음반 보다보면 구입일자와 함께 사인을 해놓거나 이름을 써놓은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저는 안 썼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오디오 시스템도 홀라당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것 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께서 고물상 불러서 버렸다고 하시더군요. 아마도 아버지 당신 눈에는 낡디 낡은 고물 전축을 다락방에 모셔놓고 애지중지하며 음악을 듣는 제 꼴이 볼상 사나워서 제가 출타한 김에 버리셨던 것 같습니다. 한창 그것을 가지고 있을때도 좀 들을라 치면 낡아서 불날지도 모른다며 그만 들으라고 잔소리 종종 하셨으니까요.
결국 그로 인해서 CD든 LP든 모으는 것도 홧김에 시들해졌고, 오디오는 소리만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바닥을 쳐 버렸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음악에 대해서 담이 아닌 담을 쌓고 살아왔던 것이죠.
그런데 요즘 그 둑이 조금씩 졸졸 새는가 싶더니 한꺼번에 터져서 저를 정신없이 휩쓸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이럴 때도 아닌데 허우적대느라 정신을 못차리는군요. 어느 정도인가 하면 어제 몸살이 심하게 나서 저녁 일찍부터 이불 두 장 덮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꿈에서 앰프를 세팅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앰프들만 들여다 본 휴유증이겠죠. 거기에 듣고 싶어서 찾아본 CD나 LP가 없어진 자리를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분노 반, 아쉬움 반 이러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주화입마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고 감동하는 열반의 세계로 올라가야 하는데 지름신께서 제 눈 앞에 여러가지 앰프들의 환상과 환청을 풀어내시며 '지금 못사면 언제 살꺼냐' 하고 자꾸 속삭이시니 피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목표는 AV 리시버가 아니라 좀 더 순수하게 음악을 울려줄 수 있는 '음악만을 위한' 앰프를 사서 CDP와 턴테이블을 물려 보겠다는 발상입니다. 하지만 당장 수중에서 융통 가능한 금액은 뻔하니 그 수준에 맞는 인티앰프들을 볼 수 밖에 없게 되는군요.
일단 포노단자가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온쿄 A-9155가 최우선 물망에 올라있고, 시청 느낌이 좋았던 NAD C315BEE와 C325BEE, 마지막으로 가격대비 성능도 좋고, 나름 브리티시 사운드를 느껴볼 수 있다는 캠브리지 오디오의 Azur 340A SE 정도가 물망에 올라와 있습니다. 문제라면 결국 지금 울리고 있는 온쿄 AV 앰프보다 못한 소리를 듣게되면 그 뒷감당은 또 어찌할까 하는 것 이겠죠.
C325BEE는 아는 분 중에 두 분이나 쓰고 계시니 굽신모드로 잠시 빌려서 물려보면 답이 나올 듯 하지만, 정작 가장 끌리고 있는 A-9155는 쓰는 분이 없어서 과연 어떨지 너무 궁금합니다. 물론 샵에서 시청해볼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 느낌이 100% 제 오디오에서도 같은 소리를 내주는 것이 아니다보니 눈 질끈감고 질러 버리기에는 큰 부담이 되는군요.
혹시라도 A-9155에 대한 정보를 가지신 분이 있으시다면 주저없이 댓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 그 앰프 완전 X이더라 이런 댓글이라도 참고하겠습니다. 대신 왜 X같은지는 함께 부탁드리겠습니다.
# by | 2009/06/12 11:50 | 音樂&電筑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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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는일이 유니베라 대리점인데, 주부사원들과 함께 일하는거지요.
날마다 마이크들고 교육하고, 토욜은 노래강사 모셔서 노래교실하고,
아침엔 신나는 트로트 를 틀어놓거든요. 노래방 틀어놓고 노래대회도 가끔은 열구요.ㅎㅎㅎ
저에게 좋은기기가 있음 추천부탁드립니다.
그런 류의 오디오 장비들은 홈오디오와는 별개로 PA 장비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만...... .